창간 32주년 기념 인터뷰(5) 김동선 마음과함께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파주혜민직업재활센터 센터장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이 장애가 되지 않는 세상 만들기
창간 32주년 기념 인터뷰(5)/ 김동선 파주혜민직업재활센터 센터장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이 장애가 되지 않는 세상 만들기
경기북부 유일한 정신질환자 재활복지서비스 제공
정신장애 재활과 사회 적응훈련으로 ‘사회복귀 앞장
파주혜민직업재활센터는
“정신질환 장애인들을 위한 직업재활센터는 전국에서 14번째, 파주는 물론 경기북부지역에서도 유일한 사회복지시설입니다.”
김동선 센터장을 혜민직업재활센터(아래 센터)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따스하고 온화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센터는 2019년 개소하고 정신질환자를 위한 정신재활복지서비스를 처음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비로 임대해서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모두 부담했으나 지금은 인력 보조와 임대료 등 정부 지원을 받는다. 현재 센터의 정원은 38명이다.
“사실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요. 더 받자면 건물도 늘려야 하고 시설도 확충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어요.”
정신질환은 우울증,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등 다양하고 복잡한 발병으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면 완치 되거나 완화된다.
“문제는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약을 중단하면 빠르면 1주일 만에, 늦어도 한 달 사이에 다시 발병합니다. 누구보다 가족들이 가장 힘들지요.”
등록된 회원들에게 매일 문자로 약을 복용을 묻는 SNS를 보내고 관리해주는 일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다른 지체장애인들은 신체가 손상되거나 하면 바로 장애등급을 받지만 정신질환은 1년 동안 병원 치료기록을 제출하고 그를 장애 등급판정 심사받아야 겨우 장애등급을 받아요,”
국가 차원의 복지 서비스를 수급할 장애등급 받기가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뜻이다.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나 기관은 많지만 정신질환자를 위한 시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셈이지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더불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것도 정신질환(장애)자에게 힘든 일 중 하나다.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은 장애인으로 취급받지도 못 한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직업을 갖고 경제적인 독립을 해서 당당하게 사회의 일환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누구보다 직업 갖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래서 정신질환자 및 정신장애인의 직업안정, 평생직업 실현을 위한 국가자격증 교육실시와 취업지원을 하고 있어요,”
센터에서는 조경사, 원예기능사, 건축도장기능사, 방수기능사 등 국가자격증 교육과 바리스타, 방역관리사, 영상제작 등 취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자격증을 소지했다고 해서 취업이 쉬운 것도 아닌 만큼 센터는 자체적으로 소독 방역업체 E-클린 사업단을 운영한다.
공공건물과 개인 사업체 등으로 소독과 방역을 나가 소득을 올려 경제적인 자립을 실현하는 일을 한다. 아을러 시에서 지원받아 일자리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정신질환 장애는 지능적으로는 문제가 없어요, 또 약을 매일 복용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해요.”
대부분의 정신질환 장애인들은 오랜 시간 가족들과 힘들게 살아왔기에 경제적인 소득이 없으면 자립이 어렵고 가족과 생활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센터는 ‘혜민의 집’을 아파트와 빌라 등 3곳에 운영하고 있다. 이웃과도 잘 지내고 도움을 받기도 하는 등 잘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파주를 대표하는 환경전문기업인 (주)청해ENV(대표 이병관)는 2019년부터 센터를 찾아, 지원과 봉사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센터를 이끄는 김동선 센터장은
김동선 센터장은 1975년 전주에서 태어나 미국 구세군사관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IMF가 왔어요, 기업이 파산하고 멀쩡한 집안이 풍비박산으로 거리로 내몰리던 암담한 시절이었어요, 그때 취업은커녕 실업자가 넘쳐나던 때 유일하게 사회복지사들은 취업이 잘 됐거든요,”
노숙인들이 넘치자 정부에서 이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사회복지사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던 아이러니한 이유였다.
그때부터 사회복지사를 했는데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일로 바꾼 건 이 일이 복지사각지대였기 때문이다.
전국에 14곳 뿐인 정신질환 장애인을 위한 시설도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고 강원도 등은 단 한 곳도 없는 곳이 많다.
“혜민이라는 이름도 조선시대 가난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직업이 없는 여성들에게 침술 등을 가르치던 혜민서에서 따온 거지요,”
김동선 센터장이 부유하거나 돈을 많이 벌어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서 종교를 기독교를 갖고 연말이면 광화문과 명동에서 자선남비의 종을 치는 일에도 나섰던 성실한 청년이었다.
“이 일은 하면 할수록 보람이 있고 만족해요,”
‘새로운 도전’ 파주의 마음을 담는 장단콩차 ‘파다함’
센터는 또 하나의 자립지원사업으로 장단콩차를 개발해 판매를 서두르고 있다. 순수하게 100% 민통선에서 재배한 장단콩을 원료로 직접 개발해 만든 장단콩차는 ‘파주의 차(茶)를 마음을 담다’는 뜻으로 ‘파다함’이라고 상품이름을 지었다.
기존에 장단콩차가 수차례 개발됐으나 실패한 이유는 맛에서 콩 특유의 맛을 제거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는데 착안했다.
‘파다함’은 장단콩 현미와 장단콩 단호박 등 2종류인데 일반 차에 비해 2배가 되는 중량에 무엇보다 구수한 맛이 뛰어나다. 냉수에도 잘 우러나 500ml 생수병이 담아 냉장고에 뒀다 마셔도 구수한 콩과 현미 맛이 진하게 느껴져 위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 차(茶)다.
차의 주재료인 장단콩과 단호박은 구수한 맛보다 단호박 특유의 약간의 단 맛이 순해서 아이들도 잘 마실 수 있다.
오늘도 센터는 많은 정신질환자, 정신장애인들이 찾아오고 가족처럼 지내고 교육을 받는 등 조용한 가운데 바쁘다.
“누가 질환자이고 누가 정상인인지 구별하기 힘들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잠재적인 정신질환을 앓고 있기에 편견으로 외면 한다고 내 문제가 아닐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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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희 기자